노들섬 야외 오페라 등 특별한 오페라 3편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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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은 ‘오페라의 계절’로 불린다. 다양한 오페라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의 경우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과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가 열리는 봄에 비해 가을은 작품 편수나 신작 면에서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올가을 서울에서 올라가는 오페라들은 적은 편수에도 불구하고 각각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관객의 시선을 끈다.

3번이나 연기된 서울시오페라단 ‘로미오와 줄리엣’

서울시오페라단은 프랑스 작곡가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22~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은 2020년 11월 ‘토스카’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누구나 다 아는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오페라로 만든 것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다만 셰익스피어 희곡과 구노의 오페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오페라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오페라에는 줄리엣과 파리스의 결혼식 장면이 나오는 대신 로미오가 무덤에서 파리스를 죽이는 장면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원작에서는 로미오가 독약을 마신 뒤 줄리엣이 깨어나지만 오페라에서는 줄리엣이 깨어난 뒤 함께 사랑의 이중창을 부른 뒤 같이 죽는다. 아무래도 남녀 주인공이 함께 노래를 부른 뒤 죽는 것이 관객에게 비극을 극대화해서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이 작품의 배경을 중세 이탈리아 베로나가 아닌 1940년대 뉴욕으로 옮긴 연출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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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은 당초 지난해 3월 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11월로 연기했다. 11월 공연 역시 확진자 때문에 올해 3월로 연기했다. 다만 공연계에선 지난해 재정난에 빠진 세종문화회관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높은 제작비의 대극장 오페라 공연부터 없앴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올해 세종문화회관이 분기별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서울시오페라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봄 대신 가을 시즌으로 옮겨 마침내 공연하게 됐다.

연출은 이혜영이 처음부터 맡았지만 출연자는 공연 연기에 따라 계속 바뀌었다. 이번에 무대에 서게 된 성악가들은 로미오 역의 테너 최원휘와 이승묵, 줄리엣 역의 소프라노 박소영과 김유미 등이다.

호프만 서거 200주년 기념한 국립오페라단 ‘호프만 이야기’

올해는 독일 낭만주의의 대문호 E.T.A. 호프만(1776~1822)의 타계 200주년이 된 해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창단 60주년 및 호프만 서거 200주년을 맞아 지난 2019년 선보여 평단과 대중 반응이 모두 좋았던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를 29일~10월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다시 올린다.

호프만은 어릴 때부터 음악과 미술에 재능을 보였지만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했다. 법관 시보(인턴) 시절 유력인사 캐리커처를 그렸다가 물의를 빚었던 그는 나폴레옹의 프로이센 침공으로 관직을 잃자 본격적으로 작곡가로 나섰다. 지금은 많이 연주되지 않지만 그가 작곡한 오페라 ‘운디네’는 당대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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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4년 법관으로 되돌아온 그는 단편 소설집 ‘칼로풍의 환상적인 이야기’을 내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46세로 사망할 때까지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는 놀랄 만한 문학적 업적을 남기며 ‘환상문학의 대가’로 각광받게 됐다. 그의 작품들은 후대 작가들은 물론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끼쳐 오페라나 발레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는 작가 호프만의 세 가지 사랑이야기를 환상적으로 풀어낸 오페라다. 호프만의 세 단편소설 ‘모래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을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5막으로 구성했다.

국립오페라단은 2019년 프랑스 연출가 뱅상 부사르 연출로 이 작품을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었다. 특히 아름다운 미장센은 두고주고 회자됐다. 캐스팅에 변화를 준 이번 재공연의 경우 호프만이 사랑했던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 역을 소프라노 혼자서 했던 초연과 달리 각각 다른 소프라노가 맡는다. 호프만 역의 국윤종 이범주, 올림피아 역의 이윤정 강혜정, 안토니아 역의 윤상아 김순영, 줄리에타 역의 오예은 김지은 등이 출연한다.

서울문화재단이 처음 만드는 노들섬 야외오페라 ‘마술피리’

서울시는 올 초 노들섬을 ‘글로벌 예술섬’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노들섬에서는 다양한 축제와 전시 등이 열리고 있는데, 올 가을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비보이 페스티벌’(9월 24일), ‘서울거리예술축제’(9월 30일~10월 2일)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일환으로 10월 1~2일 노들섬 잔디마당에 마련한 1200석 규모의 특설무대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무료로 공연되지만 관람하려면 19일 오후 4시 이후 인터파크 티켓에서 사전 예매를 해야 한다. 다만 오페라에 앞서 노들섬에서 열리는 거리예술과 서커스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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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은 서울시가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려 했다가 시장이 바뀌면서 무산된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마술피리’ 공연은 남다른 감회를 불러일으킨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에 재단 역사상 처음 제작하는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경우 내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인 ‘마술피리’는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의 딸인 파미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새장수 파파게노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작품을 깊이 들여다보면 계몽주의와 프리메이슨 등 각종 철학적·종교적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하지만, 줄거리만 놓고 보면 선악의 대결을 다룬 동화 같아서 지금도 가족 대상 오페라로 자주 공연된다.

‘모차르트’는 이탈리아어로 오페라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을 위해 만들어진 징슈필(Singspiel)이다. 징슈필은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있는 독일어 노래극을 가리킨다. 3시간 정도 되는 원작을 100분으로 압축한 이번 노들섬 ‘모차르트’ 공연은 작품의 재미를 위해 아리아는 독일어로 하되 대사는 우리말로 한다.

이번 공연은 베테랑 제작진과 실력파 출연자가 의기투합했다. 이미 두 차례 야외 오페라 연출 경험이 있는 이회수를 필두로 소프라노 유성녀, 테너 이명현, 소프라노 장혜지, 바리톤 최은석, 베이스 박준혁 등이 출연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취재:  기자    기사입력 : 22-09-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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