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안도 모르고 엉뚱한 답변한 한덕수, 책임총리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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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의 실수가 잦다. 한 총리는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 “영국에 있는 대통령을 모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날 박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을 했다. 외교부 장관이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는 일정은 주요 국가 현안이다. 강제징용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총리가 외교부 장관의 동선과 국가 현안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다. 심각한 문제다. 한 총리는 대통령 전용 헬기가 착륙 과정에서 손상된 사고를 질문받자 “신문에서 봤다”고 답했다. 헬기 사고는 신문에 나오지 않은 사건이다. 한 총리는 전날인 19일에도 ‘영빈관 신축 예산’ 질문을 받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세금 878억원이 책정된 예민한 계획을 총리가 신문 보고 알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총리가 잠시 착각했을 수도 있고, 답변 과정에서 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실수들이 반복되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다. 한 총리의 국정 장악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국정 운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한 총리는 4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노무현정부 때 총리를 역임했고, 이명박정부 때 주미대사를 지냈다. 능력이 부족할 리 없다. 국가 주요 현안이 총리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다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정부가 제 역할을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한 총리를 지명하며 책임총리를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없애고 총리와 장관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인수위 시절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내각 인선안을 한 총리에게 먼저 보고했다고 자랑했다. 5개월이 지났다. 책임총리는 어디로 갔는가. 장관의 움직임도,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영빈관 신축도 총리는 모르고 있었다. 정부 출범 4개월이 넘었는데 여전히 교육부총리는 공석이다. 일부 장관들이 거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도 총리가 기강을 잡았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총리는 제쳐두고 과거 정부처럼 대통령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 총리는 지금이 마지막 공직이다. 내각을 정비해서 일하는 정부를 만들고, 대통령실의 비정상적인 행태도 지적할 부분은 지적해야 한다.




취재:  기자    기사입력 : 22-09-2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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