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문 차질을 ‘외교 참사’라 공격하는 민주당, 도가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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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고(故)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조문 일정이 일부 차질을 빚은 것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외교 참사’라며 이틀째 공격을 퍼부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한 일이고, 알았는데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면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오후에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SNS에 “윤 대통령, 여왕 조문 취소. 창피하고 또 창피하다”고 썼다. 윤 대통령이 런던 방문 첫날(18일)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을 찾아 참배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차질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해 의전 라인에 잘못이 있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사안에 대한 민주당 측의 반응은 뜨악할 정도로 지나치다. 현지 사정으로 인한 일정 차질을 침소봉대해 ‘외교 실패’라고 몰아붙이는 행태에서 윤 대통령을 어떻게든 흠집 내겠다는 의도가 뻔히 읽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당초 계획대로 조문을 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납득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대통령실은 런던의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으로 인해 오후 2~3시 이후 도착한 정상은 다음 날(19일) 장례식 후에 조문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조율이 됐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으로 윤 대통령은 당일 조문을 건너뛴 후 저녁 버킹엄궁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조의를 표했고 다음 날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큰 틀에서 보면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고 유족과 영국 국민들을 위로한 조문 외교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영국과 왕실 측이 첫날 조문 불발을 문제 삼지 않고 있는데 민주당이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뜬금없다. 교통이 통제되자 2㎞를 걸어서 이동해 조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했어야 했다, 교통통제를 예상해 더 일찍 런던에 도착하는 일정을 잡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뒤늦게 도착해 조문하지 못한 정상들이 많았다는데 그들 모두 외교 참사를 범했다는 것인가. 대통령이 해외에서 정상 외교를 펼치고 있는 와중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해 폄훼하는 것은 공당이 취할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없다. 국익보다는 자당의 정치적 이익만 꾀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취재:  기자    기사입력 : 22-09-2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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