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확장억제 강화 방향

2022052220280914750_1653218889_092426415

국가안보는 한국의 제1 국가 목표다. 경제 번영과 통일 등 다른 국가 목표보다 중요하므로 한국은 민주주의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을 국가안보와 대외 전략의 중추로 삼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서 한때 900여발에 달했던 전술핵을 철수한 1991년을 돌아보면 경제력은 남한이 북한의 10배였지만 군사력은 오히려 북한이 약간 더 강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주한미군과 전술핵을 감안하면 북한은 대남 공격을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

30년 뒤 오늘 남한의 경제력은 북한의 54배로 더 벌어졌고 재래식 군사력은 한국군이 세계 6위, 북한은 28위로 평가된다. 하지만 미국의 전술핵은 사라졌고 오히려 북한이 핵과 각종 미사일을 개발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그간 자위용이라던 핵을 이제는 ‘그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사용하겠다는 독트린’을 법제화까지 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의 안보 위협을 근거로 핵을 개발한 것을 떠올리면 우리도 이를 검토하는 것이 자주국가로서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제 확산방지 레짐을 지키려는 미국을 비롯한 핵강국들과 국제 여론이 반대하고 있어 한·미동맹 훼손, 국제 제재, 통상 및 경제적 피해, 국가 이미지 추락을 당해야 하므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확장억제를 더 강화해 대처할 것임을 확인했다. 또 이번 한·미 외교·국방 차관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에서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으로’ 대응할 것을 확인했다.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역내 전개와 운용 지속을 위한 한·미 공조 강화, 도상연습(TTX) 활용 등 정보 공유와 훈련 증진을 통한 동맹의 전략적 준비 태세 강화 그리고 이 회의의 실무급과 고위급 두 차례 연례 제도화도 합의했다.

확장억제는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고 북한 핵 위협을 무력화해 북한 정권이 핵을 가져야 별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불편하고 손해라고 인식하도록 해줘 결국 스스로 협상에 나와 합리적 타협을 통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진전을 기대한다. 먼저 미국의 핵 능력은 북한에 비해 압도적이므로 억지의 심리적 측면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 이는 미국의 핵 보장이 구체성을 가져 우리뿐 아니라 북한 정권도 미국이 북한의 핵 공격 시 자동적으로 즉시 핵으로 보복해 한국을 확실히 지켜줄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믿도록 함으로써 핵 공격을 억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측면에서 필자는 6년 전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이 제시한 전술핵의 한시적 조건부 재배치 검토를 추천했다. 북한에 협상 복귀 시간을 주되 응하지 않으면 재배치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재철수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원거리 타격 능력이 충분하고 지상 재배치는 북한의 선제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어렵다면서 주한미군 2만8500명이 확장억제의 보장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제 북한이 자의적 판단으로 필요시 언제라도 핵 공격을 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있으므로, 지상 재배치가 어렵다면 사실상 상시 배치로 간주될 정도의 해상 및 공중 순환 배치를 시행하고 연합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핵 능력과 사용 의지를 신뢰성 있게 과시해 이를 확실히 억지해야 한다.

또 핵무기 통제는 미국이 하더라도 핵 운용과 기획에 한국군 장교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확장억제 강화는 억지는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며 호혜적 경협을 통해 평화통일의 길을 여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취재:  기자    기사입력 : 22-09-19 04:07

Copyright @2013 한국e교육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e교육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독자의견

  • 글이 없습니다.
최근통계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