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 추석 이후의 민심, 중도층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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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마약왕 실화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국내외에서 뜨겁게 뜨고 있다. 그런데 정작 ‘수리남’이라는 나라를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인구 60여만명에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북부의 작은 나라…. 민심도 마찬가지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준석-윤핵관 드라마’는 훤히 꿰고 있지만 정작 민심이라는 본류를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9월은 민심 측면에서 보면 ‘잔인한 9월’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여당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법원 가처분 문제, 이준석 전 대표의 경찰 소환조사,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그리고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이르기까지 숨가쁜 상황이 이름도 특이한 태풍 ‘난마돌’ 같다.

정치평론가 못지않게 정치권 동향에 밝은 보수와 진보 진영의 사람들은 드라마 같은 상황을 줄줄 꿰고 있겠지만 문제는 중도층이다. 매일 가파르게 진행되는 상황은 몰라도 마지막 순간에 판가름하는 사람들은 중도층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든 이 중도층의 민심을 더 많이 끌어안는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6일자로 보도된 갤럽 조사결과를 재분석해보면, 중도층 향배를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 대통령선거는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었는데 여전히 ‘비호감 정국’이다. 여야 정치 지도자 8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예외 없이 호감도보다 높았다.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높은 차기 주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게 요즘 중도층 민심의 현주소라고 본다.

그중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비호감도가 65%로 단연 높았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이준석 사태를 보는 견해가 다르겠지만 중도층이 보기에는 그냥 짜증나는 여권 내부 분열일 뿐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두 달 만에 30%대 초반으로 회복된 것에 희색이 만면할지 모르지만, 국민의힘 지지층과 70대 이상 고령층 덕분이라는 점은 그다지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해외 순방 효과 덕분에 다소 상승하겠지만, 대북 정책을 놓고 윤석열정부와 문재인정부의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모습이 노정될 경우 순방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요컨대 중도층 민심은 여전히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윤석열정부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켜보는 기준은 정치도 남북 문제도 아닌 경제 민생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정부가 가장 잘하는 것도, 가장 못하는 것도 ‘민생경제’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야가 격렬한 정쟁 속에서도 앞다퉈 ‘민생제일주의’를 내세우는 것도 중도층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중도층의 생각은 어떨까? 이 대표는 지난 8·28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높은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었지만 컨벤션 효과는 미미한 것 같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유령처럼 따라붙었던 ‘대장동 사건’ 등 각종 의혹과 강경 일변도 때문일 것이다.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30% 안팎에 맴돌고 있는데도 이 대표나 민주당은 전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내부 총질이 저토록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으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갈 법도 한데 오히려 국민의힘보다 낮다. 이는 중도층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이 무너지고 망가지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바야흐로 반사효과의 시대, 어부지리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여야는 깊이 깨달아야 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구호를 패러디하자면, “바보야! 문제는 중도층이야!”다.

확대해석일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과 ‘오징어 게임’이 대박을 터뜨린 이유는 보통 사람들, 즉 중도층의 속마음과 심리 상태를 ‘아주 적나라하게’ 표출해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의 중도층(2030세대, 중소상공인 중심)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과거의 부동층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사람들이다. 윤 대통령과 여야는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정치 전쟁’이 아니라 ‘경제 전쟁’에 올인해야 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취재:  기자    기사입력 : 22-09-1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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